삼성전자 ‘어닝쇼크’에 코스피 2600선 붕괴… LG에너지솔루션 선방

삼성전자 ‘어닝쇼크’에 코스피 2600선 붕괴… LG에너지솔루션 선방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코스피가 2600선을 다시 내줬다. 전날 4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2600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증시 하락과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02포인트(0.61%) 내린 2594.36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며 2592.65에서 출발한 후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락세로 마무리됐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기관 매도세, 개인 투자자 방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47억 원, 3509억 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자금 유출도 3078억 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6916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치려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시작 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기록했으나, 시장 기대치였던 10조4000억 원을 밑돌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외국인은 2465억 원, 기관은 868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3278억 원어치를 매수하며 주가를 방어했지만, 삼성전자는 결국 1.15% 하락한 6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 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은 반도체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역시 3.73%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수요 둔화 속 선방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3.93% 상승 마감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 원을 기록해 컨센서스(4200억 원)를 상회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유지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금융 및 바이오 업종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KB금융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2.41%, 2.35% 상승한 반면, 셀트리온과 POSCO홀딩스는 각각 1.19%, 0.79% 하락했다.

코스닥, 혼조세 속 하락 마감

코스닥지수도 이날 2.77포인트(0.35%) 내린 778.24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4억 원, 92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014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방어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알테오젠(2.64%)과 리가켐바이오(4.45%)는 상승했지만, 삼천당제약은 바이오시밀러 특허침해 소송 소식으로 6% 가까이 급락했다. 클래시스와 휴젤도 각각 2.68%, 2.13% 하락했다.

미국 증시·중국 개장 악재 겹쳐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 하락도 국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증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금리 동결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또한, 중국 증시가 국경절 연휴 이후 개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쳐 코스피 하락을 이끌었다”며 “미국 증시의 하락과 중국 시장 개장 영향도 국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환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오른 1349.5원을 기록하며 원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국내 증시 불안정성이 맞물리며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